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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독일스러운, 가장 시계다운


노모스 글라슈테(NOMOS Glashütte, 이하 줄여서 노모스)는 브랜드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독일시계의 성지' 글라슈테 지방에서 창립한 비교적 젊은 신생브랜드(1992년 창립)입니다. 브랜드명이나 시계다이얼에 '글라슈테' 를 표기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브랜드 중 하나이기도 하지요. 그만큼 독일 시계업계에서 인정을 받는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 스위스에 라쇼드퐁, 르로끌이 있다면 독일에는 글라슈테가 있습니다. 글라슈테 지방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랑에 운트 죄네(A. Lange & Sohne)부터 시작하여 글라슈테 오리지날(Glashutte Original), 모리츠 그로스만(Grossmann Uhren GmbH), 그리고 노모스 글라슈테(NOMOS Glashütte) 등 독일최고의 시계브랜드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습니다. 


브랜드명인 노모스(NOMOS)는 고대 그리스어로 '규율', '법칙' 등을 의미하는데, 어쩌면 가장 독일스러우면서도 시계브랜드에게 가장 어울리는 이름이 아닌가 싶습니다. 


* 오래전 글라슈테 지방에 'NOMOS' 라는 시계제조사가 존재하였으나 짧은 역사로 문을 닫았습니다. 적절한 브랜드명을 찾고 있던 창립자 롤랜드 슈와트너가 글라슈테 지방의 자료를 수집하던 중 이름이 마음에 들어 부활(?)시킨 것이지요.


이름만큼이나 심플하면서 단아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는 노모스는 글라슈테의 전통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는데요. 


우선 적인 모습독일의 바우하우스 철학을 철저히 구현한 모습입니다. 군더더기 없이 절제된 디자인에 시계의 본 기능에 충실하였습니다. 


내부적으로는 플레이트를 도금 처리한 뒤 고정스크루를 핸즈와 마찬가지로 고온의 불에 여러번 구운 블루 스틸 스크루를 사용하는 등 베이스 무브먼트를 독자적으로 개선하여 정밀도와 장식성을 크게 향상시켰으며 3/4 플레이트를 비롯한 독일 글라슈테에 전해지는 전통 기법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창립자 롤랜드 슈와트너는 창립초기부터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한 기계식시계를 만들고자 노력하였는데요. 


이러한 노모스의 철학을 완성해 준 첫번째 시계가 바로 탕겐테(Tangente) 입니다.





NOMOS의 첫번째시계이자 베스트셀러 Tangente


 

1992년 출시된 탕겐테는 국내외 시계포럼 및 언론의 큰 관심을 받으며 매우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심플한 실버톤 다이얼에 불에 구운 블루핸즈, 원형의 케이스에 양쪽으로 곧게 뻗은 러그, 얇은 케이스 두께와 기계식 핸드와인딩 무브먼트를 사용한 탕겐테는 기대대로 남녀노소의 사랑을 받으며 매니아층의 엄청난 지지를 얻게됩니다.


이 과정에서 같은 독일브랜드인 스토바(Stowa)와 때아닌 '원조논쟁' 을 벌이기도 합니다. 노모스가 스토바에게 탕겐테의 다이얼과 스토바의 안테아의 다이얼 폰트 및 배치가 비슷하다며 소송을 건 사건인데요.


초창기 노모스 탕겐테와 스토바 안테아, 숫자와 바가 번갈아 배치되는 다이얼이 꼭 닮았다.


물론 노모스는 당연히(?) 패소하였습니다. 


이 디자인은 조금만 위로 올라가보면 랑에 운트 죄네의 빈티지 1518 모델과 매우 흡사하였으며, 랑에 운트 죄네 조차 그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결국 그들의 공통적인 DNA인 '바우하우스' 라는 종착점에 도착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노모스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숫자와 바를 번갈아 사용하고, 스토바는 초창기 빈티지 모델과 같이 전부 아라비아 숫자를 사용하는 것으로 합의하였습니다.(노모스의 패소라기보단 '조정'에 가깝다고 해야겠네요.)

이 단순한 디자인이 큰 인기를 얻으며 일어난 헤프닝은 또 있는데요. 

바로 '오마쥬' 를 넘어선 '짝퉁' 모델들의 범람입니다. 로디나, 로이드, 포체, 티셀 등의 브랜드에서 출시한 이 모델들은 로모스, 티모스 등의 애칭을 얻기도 하였는데요. 값싼 가격에 바우하우스 감성을 느끼게 해주어 '가난한 자의 노모스' 로 불리며 큰 인기를 얻기도 했습니다.

* 개인적으로 탕겐테 모델을 데일리워치로 사용하는데, 다니엘웰링턴 짝퉁이 아니냐는 소리를 여러번 듣기도 했습니다...ㅠ_ㅠ 물론 다니엘웰링턴은 짝퉁이라기 보단 '오마쥬'에 가깝지요.




언뜻보면 그냥 다 문방구에서 판매하는 시계같다.


'가장 성공한 신생 시계브랜드'

노모스는 겸손한 외형과는 상반되게 속이 꽉 찬 내실있는 브랜드로 유명합니다.


비슷한 가격 포지션의 브랜드들이 '프레스티지' 를 표방하며 마케팅과 외적인 디자인에만 열을 올리는 모습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그들의 독자적인 무브먼트인데요.


창립 초기에는 ETA 무브먼트를 수정하여 사용하였지만 2005년부터는 전모델에 인하우스 무브먼트(INHOUSE-MOVEMENT)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전세계 15개 내외의 브랜드만이 전모델을 인하우스 무브먼트로 제작가능한 것을 감안하면 실로 대단한 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 ETA 7001을 수정하여 사용한 알파 무브먼트를 비롯(물론 전부품 호환X), 베타, 감마, 델타 등 기존 자사무브먼트와 노모스가 독자적인 자사기술로 만든 스윙 시스템을 도입한 DUW1001, DUW2002 등 2017년 현재 14개의 자사무브먼트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노모스는 2014년 바젤월드에서 시계업계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하기도 하였습니다. 


바로 탈진장치를 독자적으로 생산, 스윙 시스템을 발표한 것인데요. 탈진장치는 기계식시계를 제어하는 핵심 장치로서, 워낙 만들기가 어려워 극소수의 메뉴팩쳐를 제외하고 대량생산이 가능한 곳스와치 그룹의 ETA가 유일했습니다. 그들이 만든 에보슈 혹은 부품을 사용하지 않고는 기계식시계의 생산자체가 사실상 어려운 시계시장의 독점을 노모스가 깨버린 것이지요.


http://jjuneu.com/21 21세기 시계업계에 격변을 가져온 '에보슈 파동'  참고하시길!!


심지어 탈진장치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밸런스 스프링 뿐만 아니라 이스케이프휠과 팔렛까지 전부 자사기술로 생산하였습니다. 이런 기술적인 업적은 하이엔드 브랜드와도 견줄 수 있는 엄청난 업적입니다.


'독립시계 제작자 끝판왕' 필립듀포가 괜히 10,000불 이하 시계중 '노모스' 를 추천한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또한 모스는 현재 가장 얇은 양산형 무브먼트를 제작하는 회사이기도 합니다. '울트라 씬 장인' 피아제(Piaget)의 Altiplano 900P 무브먼트다도 얇은 3.2mm 두께의 DUW 3001 무브먼트가 탑재된 Tangente를 생산해 낸 것인데요.


심지어 그들이 생산하는 우표 9장보다도 얇은 두께라고 합니다. 실로 대단한 기술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얇은 양산형 무브먼트 DUW 3001



시계의 본질에 가장 가까운 브랜드, 독일 시계 NOMOS에 대한 포스팅 이만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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